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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 딛고 세계로” 스페셜 올림픽 메달리스트 꿈 키우는 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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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장애인체육회 댓글 0건 조회Hit 25회 작성일Date 25-01-08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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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 딛고 세계로” 스페셜 올림픽 메달리스트 꿈 키우는 자매

    입력:2025-01-07 03:08

    박하은·가은양 아름다운 도전

    박하은(왼쪽) 양이 지난해 2월 강원도 평창에서 열린 제21회 전국장애인동계체육대회에서 쇼트트랙 스케이트 종목에 출전해 경기를 진행하고 있다. 박진희씨 제공

    충북 제천시롤러스포츠경기장에는 오후 4시가 되면 장애의 한계를 극복하며 세계 스포츠 무대에 도전장을 내민 ‘자매 선수’의 훈련이 시작된다. 최근 방문한 경기장에선 이들이 내뿜는 숨소리와 자전거 페달 돌리는 소리, 코치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경기장은 마치 숲에 둘러싸여 있는 것처럼 보였다. 선수들이 운동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인 셈이다.

    이곳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이들은 박하은(19)·가은(17) 자매다. 이들은 롤러스케이트는 물론이고 쇼트트랙 스케이트와 장거리 달리기, 멀리뛰기 등 종목을 넘나들며 활약하고 있다. 언니는 스페셜 올림픽 쇼트트랙 국가대표이고 동생은 후보선수다.

    자매는 밀알복지재단(이사장 홍정길 목사)이 진행하는 ‘점프(JUMP)’ 프로그램의 후원을 받아 운동하고 있다. 점프는 장애가 있는 저소득 청소년 선수에게 운동장비와 개인지도·훈련비 등을 지원해 재능있는 선수가 경제적 부담을 덜고 운동선수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장애를 넘어 세계로

    하은(왼쪽) 가은(오른쪽)양이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대회 개막식에서 성화봉송하고 있다. 박진희씨 제공

    하은양과 가은양은 각각 자폐성 장애와 지적장애를 갖고 있다. 가은양은 친오빠의 ADHD와 반항 장애, 언니 하은양의 자폐 성향에 영향받아 학습해 후천적으로 지적장애를 얻게 된 경우다. 경기장에서 만난 어머니 박진희(49)씨는 아이들의 치료를 위해 안 해본 노력이 없다고 밝혔다. 자매의 재능을 발견한 건 오래전 심리 운동 치료를 위해 만났던 김남기(42) 코치였다. 김 코치가 운동에 재능을 발견한 뒤 이들은 운동선수로서 새 인생을 살고 있다. 달리기에 흥미와 재능을 보였던 자매를 위해 김씨는 롤러스케이트를 권했다. 이게 단초가 돼 국가대표까지 성장할 수 있었다.

    하은양은 남다른 노력과 열정으로 비장애인 선수들과의 경쟁에서도 꾸준히 성과를 내며 자신감을 키웠다. 김 코치는 “하은이는 노력형 선수의 표본”이라며 “끈기와 의지는 누구에게도 뒤처지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운동은 언니가 먼저 시작했다. 동생은 어릴 때부터 언니의 인라인 스케이팅 훈련을 따라다니며 자연스럽게 운동에 빠져들었다. 언니처럼 운동 신경을 타고난 그녀도 빠르게 성장했다. 자매는 장애라는 벽에 둘러싸여 있었지만,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맹훈련하며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고 있다.

    자매가 성장해 가는 전 과정을 지켜본 김 코치는 이들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가은이는 언니를 따라 운동을 시작했지만, 어느 순간 언니를 넘어설 정도로 실력이 성장했어요. 앞으로 가은이는 단거리와 장거리 모두에서 뛰어난 성과를 보이는 올 라운드 플레이어로 성장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가은양이 제1회 제천컵 롤러종합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후 시상대에 오른 모습. 박진희씨 제공

    제천이라는 지역은 두 자매에게는 도전의 무대였다. 수도권에는 빙상장까지 갖춘 훈련장이 있지만 제천의 훈련 환경은 열악하다. 김 코치는 “빙상장이 없어 의림지 같은 인근 저수지가 얼었을 때 야외 훈련을 했던 시절도 있었다”고 회상했다.

    자매는 거의 매일 3~5시간 동안 훈련한다. 훈련이 없는 날에도 코어 운동을 하며 체력을 유지한다. 또 다른 취미활동도 한다. 언니는 뜨개질과 기타 연주, 동생은 게임을 즐긴다고 했다.

    끝없는 노력의 시간

    부상은 운동선수에게 일상과도 같다. 하은양은 과도한 훈련으로 연골판이 닳아 재활하고 있다. 가은양도 여러 차례 크고 작은 부상을 겪었고 여전히 치료와 재활을 통해 극복하고 있다. 두 사람 모두 힘든 시간 보내고 있지만, 어머니와 코치의 헌신으로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되겠다는 꿈을 향해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다.

    김 코치는 자매에게 장애가 있다고 봐주는 게 없다. 비장애인 선수와 똑같은 운동선수로 대하며 훈련도 비장애인 선수와 동등하게 시키며 잠재력을 끌어내고 있다.

    자매가 제21회 전국장애인동계체육대회에서 각각 2관왕을 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박진희씨 제공

    “가은이와 하은이는 단순히 치료의 대상이 아니라 교육과 훈련을 통해 한계를 뛰어넘을 가능성을 가진 존재라고 믿었어요. 교육으로 충분히 극복 가능하다고 봤죠. 제일 중요한 건 아이들의 의지가 컸다는 겁니다.”

    자매는 새로운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오는 3월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리는 ‘2025 스페셜올림픽’에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와 후보선수로 각각 출전한다. 스페셜 올림픽은 장애인을 위한 참여 중심 대회라면 패럴림픽은 장애인을 위한 순위 중심의 경쟁 대회다.

    김 코치는 “스포츠는 자매에게 단순한 성취의 도구가 아니다”라며 “아이들의 삶을 변화시키고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는 창으로 하은이와 가은이가 많은 사람에게 영감을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가족은 제천성서침례교회(이건우 목사)에 출석한다. 어머니는 어려운 상황 가운데서도 신앙에 의지해 살아간다고 고백했다. 어머니 박씨의 말이다.

    “충분히 지원을 해주지 못하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크죠. 그런데도 포기할 수 없는 건 아이들이 가진 재능을 맘껏 펼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아이들의 삶이 하나님의 계획 속에 있음을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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